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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사카

오만과 편견 : 최고의 로맨스 영화

오만과 편견

 

오늘 또 하나의 명작을 꺼내보려고 합니다. 고전문학 중 하나인 '오만과 편견'이 그 주인공입니다. 워낙에 유명한 영국소설이라 많은 분들이 애틋하게 느끼시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과 함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굉장히 좋아하는지라 팬심으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집안의 반대로 결혼을 할 수 없었던 (제인 오스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소설로 당대의 결혼 문화를 비판하고 낭만적인 사랑을 그려낸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베넷 가문의 다섯 자매중) 명량하고 자존심 강한 둘째 '엘리자베스'와 무뚝뚝한 신사 '다아시'가 주인공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데요. 둘은 무도회에서 서로 첫 눈에 끌리는 듯하지만 다아시의 오만한 행동에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렇게 오해와 갈등을 시작으로 첫만남이 삐그덕대지만 우연인듯 아닌듯 둘은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고 차츰차츰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는 로맨스 소설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각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묘사'를 주목하시면서 감상하시는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원작소설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데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배우들의 연기를 편하게 따라가시다보면 저절로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엘리자베스를 제외한 나머지 4자매의 독특한 성격과 다양한 결혼관을 비교해보시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됩니다. 다음 장면이 궁금해질 정도로 아름답고 황홀한 배경들도 또 하나의 묘미를 선사합니다. 조 라이트 감독의 연출력으로 가꾸어진 서정적인 풍경들은 가히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명의 순간'을 적시적소에 알맞게 배치한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그런 이유 때문인지 영화 초반부에 엘리자베스가 책을 읽으면서 걸어오는 장면과 마지막에 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BBC에서 방영된 드라마와 '조 라이트' 감독의 (현대판) 영화를 비교하시면서 보는것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콜린 퍼스'가 다아시를, '제니퍼 엘'이 엘리자베스를 맡아서 연기하게 되는데 제가 보기에는 가장 원작에 가깝게 완성되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입니다. 특히 콜린 퍼스의 다아시는 잊혀지질 않네요. 무뚝뚝한 면모와 서툰 감정표현을 보면 박수가 절로 나올수 밖에 없더군요. 두 배우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인데 '킹스 스피치'에서 다시 한 번 같이 연기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영화에서는 '매튜 맥퍼딘'이 다아시 를, '키이라 나이틀리'가 엘리자베스를 연기하는데 키이라 나이틀리의 연기는 제니퍼 엘에 버금가는 정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키이라의 엘리자베스가 제 마음에 조금더 와 닿네요. 매튜 맥퍼딘은 개봉당시부터 잘못된 캐스팅으로 말이 많았는데 저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캐스팅에 대한 불만은 없었습니다. 이 두 배우도 우연치 않게 '안나 카레니나'에서 다시 한번 만나게 됩니다. 드라마가 원작에 가깝게 제작이 되었다면 영화는 약간의 각색을 거쳐 세련미가 넘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평범한 로맨스 영화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어떤 작품들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장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되면 느끼는 감정을 냘카롭게 포착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느낍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도 이런 저런 감정들을 앞세우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면 앞으로의 본인의 모습이 더욱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당신의 마음이 지난 4월과 같다면 그렇다고 말해줘요. 저의 애정과 소망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신 한 마디면 영원히 입을 다물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의 마음이 달라졌다면 이 말만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저의 몸과 영혼을 매료시켰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루도 당신과 헤어져있고 싶지 않습니다. - 다아시

 

전 그 분을 좋아해요. 사랑해요. 그 분은 교만하지 않아요. 제가 오해한 거예요. - 엘리자베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좋아하는 작품인지라 안간힘을 쓰다보니 더 못난 글이 된 것 같아 약간은 아쉽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끝까지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BBC 드라마와 영화 모두 고유의 재미가 있는 것 같은데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드라마는 고전미가 강하다면 영화는 세련미가 넘쳐납니다. 콜린 퍼스의 연기 경력에 변환점을 주었던만큼 드라마 속 다아시는 연기가 아니라 캐릭터 그 자체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태 감상했던 영화들을 되짚다보면 꼭 생각나는데 매번 다시 봐도 작품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키이라 나이틀리가 엘리자베스역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고풍스런 미모를 소유하고 있어선지 영화속 분위기와 굉장히 어울리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도 엘리자베스 역으로 나왔는데 말이죠. 연기도 일품이라서 이런 면모가 더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6부작으로 되어있다보니 원작에 가깝게 담아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런 점에 비교해보면 2시간정도 되는 영화에 많은 것을 담아내는것도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콜린 퍼스의 수영신은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많죠. 다아시역이 영국 차도남이나 마찬가지라 등장할 때마다 무뚝뚝하거나 차간운 모습이 대부분인데 (몇몇 장면과 더불어) 이 신에서는 귀엽기도 하고, 잘 생기기도 해서 그렇죠. 수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도중에 리지와 마주쳐 둘 다 당황해하는 모습은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도 더 지난 작품이지만 영화나 드라마가 아직도 사랑받는걸 보면 명작이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작품과 같이 나이를 먹을 수 있어서 외롭지 않습니다. 소설을 먼저 읽으셨으면 좋았을텐데 민음사에서 '오만과 편견'을 번역하는데 공을 들였지만 민음사 특유의 딱딱한 문체가 많다보니 지루하다고 느끼는게 당연할 겁니다. 다른 출판사에 비해서 민음사 번역본은 지루하게 느꼈습니다. (책 표지만 번듯하게 해놓고선... ) 내용이 일반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라 명성에 비해서는 아쉬운건 맞습니다만 영상미와 분위기가 인기에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BBC 드라마가 영화보다는 스타일에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다른 재미가 있으니 시간 나실때 편안하게 보시기를 바랍니다. 영화에 대한 내용에만 집중했어야 했는데 욕심을 내다보니 글의 주제가 흐트러졌네요. 다음에는 조금 더 만족스러운 영화와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담백하고 아름답고 행복하고 밝습니다. 화면과 배우와 음악과 스토리가 잘 어우러지면서 재미도 놓치지 않는 이 영화로 영문과 진로 확정합니다. 몇번이나 봤는지 모릅니다. 키이라와 매튜에게 감사한마음을 어떻게 전할지 모를 정도입니다.